4기생, 장기선발되었습니다. 소감과 당부 N
No.13443854기생 김태규 중위가 장기에 선발되었습니다. 다른 사단에 비해 약 보름에서 한 달 정도 먼저 결과가 나왔는데, 먼저 축하합니다. 현재 27사단에서 본부중대장으로 근무중인데, 사단에서 1등으로 장기 선발되었다고 합니다.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군사학과 후배들에게
영남대 군사학과 4기
중위 김태규
우리 사랑하는 군사학과 후배들 반갑습니다. 선배가 언젠가 찾아가서 여러분들과 인사를 하고 싶지만, 현재 군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국가비상사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전 장병은 출타를 제한하는 지침을 겸허하게 받아드리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시행하고 있습니다. 군에서 가장 불필요한 것은 비전투손실입니다.
여러분들 모두 건강에 유념하여
솔선수범하는 육군 장교 후보생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상황이 종료되면 꼭 찾아뵙겠습니다.
저는 현재 4학년인 7기 선배들의 맨토후보생이었고 학군 56기로 임관하였습니다. 모두 가슴 속에 청운의 꿈을 안고 군사학과에 지원하였지만 어떤 마음가짐으로 생활하는 것은 각양각색이라 생각됩니다. 누군가는 장군이 되기 위해, 누군가는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는 군인이 멋있어서 등 다양한 가치관이 있을 것입니다. 어떤 것이든, 동기를 부여한다는 것은 참 훌륭한 것입니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말고 여러분들의 그 초심을 잘 유지하길 바랍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주위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지휘관을 만나서 운 좋게 장기복무에 선발되어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 위함입니다.
오로지 선배의 생각이니 ‘이것이 정답이다.’ 라는 편협한 생각은 말고 여러분들의 스타일을 잘 찾기를 바랍니다.
첫 번째, 장기복무의 시작은 현재 여러분들이 생활하고 있는 대학생부터가 시작입니다. 저는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오로지 학업에 매진하는 훌륭한 후보생은 아니었으나, ‘국민이 주신 세금을 낭비하는 바보짓은 하지말자‘라는 생각을 항상 가졌습니다.
그로인해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교수님이 말씀은 최선을 다해서 들었습니다. 저는 냉정하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내가 국방대학교를 갈 때도, 위탁교육을 갈 때도 대학교의 학점은 반드시 반영된다. 지금 이 순간 수석졸업은 아니더라도 시험기간과 수업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하자.’ 여러분들도 이와 같은 동기를 부여하고 매순간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아직 제가 많은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니나, 군사학과 교육, ROTC 교육, 초군반 등의 교육과정을 수료하면서 항상 생각했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군 생활은 ‘수학’이라고 보면 이해가 잘될 것입니다. 덧셈, 뺄셈을 모르고 미분과 적분은 할 수 없습니다. 더 극단적으로 덧셈, 뺄셈을 모르면 곱하기도 할 수 없습니다.
항상 이성친구와, 동기들과 놀면서도 시험기간에는 정치행정대학교 구석 빈 교실에 앉아서 밤을 새면서 공부하였습니다. 학군에서 입영훈련을 할 때면 동기들보다 반드시 적어도 1시간은 늦게 취침하였으며, 완전군장 상태로 어버이 고개를 넘으면서 손전등을 비추며 평가를 준비하였습니다. 그 모든 순간들은 축척됩니다. 대학교 1,2학년 당시, 맨 앞줄에 앉아서 교수님의 수업을 듣다보니 3,4학년 때는 대부분을 별도의 학습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군사학개론을 모르고 군사전략을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매순간 배움에 열정을 가지십시오.
‘필요없는 배움’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는 1등이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장교후보생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항상 최선을 다해야하는 생각을 가진 결과, 1기, 2기, 3기 선배님들과 동기들보다는 아니지만, 현재까지 받은 모든 교육과정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전략적으로 생각하십시오. 군에서는 모든 것에 1등일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 분야에 1등하는 것보다 중요하고, 오히려 한 분야에서 1등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못하는 것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대학교 학점과 동일합니다.
40명이 정원인 여러분들의 입장에서 예를 들면, 손자병법이라는 과목에서 1등을 하고 소대전투에서 13등을 하면 평점은 4.0일 것입니다. 그러나 손자병법에서 10등을 하고 소부대 전투에서 10등을 하면 평점은 4.5점입니다. 군대도 이와 같습니다. 뜀걸음이 9분이든, 12분 30초이든 똑같은 특급이고 똑같은 점수가 들어갑니다. 한국사가 1급이든 2급이든 같은 자격증 점수입니다. 다만, 모든 분야에서 평균보다 잘 해야 합니다. 평정, 체력, 교육성적, 상훈, 영어성적, 자격증, 사회성, 리더십, 충성심 등 장교로서 필요한 분야는 ‘전 분야’입니다. 또한 위 내용은 장기복무에 모두 필요한 것들입니다. 저는 솔직하게 장기에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제가 특별히 뛰어난 것은 하나도 없었으나 군에서 장기복무에 필요한 모든 분야를 다 채웠기 때문입니다. 수치와 점수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이 점수들을 다 채우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군생활에만 목숨을 걸 필요는 없습니다. 앞서 말했듯 저는 게으르고 노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즐겁습니다. 다만 그 어느 것이라도 포기하는 것이 없어야함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학과에서 자격증을 취득하고, 토익공부를 권유하고, 체력을 강조하는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음을 반드시 기민하게 받아드리십시오.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십시오.
세 번째, 어떠한 순간에도 포기하지 마십시오.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다만 견뎌야 할 것은 많습니다. 사실 저는 상당히 부끄럽고 오만하게도, 무엇이든 잘하는 자랑스러운 군사학과 학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군생활을 하면서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난 적이 정말 많았습니다. 제가 장기복무가 되고 처음 받은 축하전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본부중대장님, 그렇게 같이 혼났는데 저는 상사로 진급했고 중대장님은 장기복무가 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였습니다.
이는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고 그 부족한 것이 부끄럽고 교육기관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온 인원이 고작 이 정도라고 남들이 생각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교관생활을 하며 23시까지 조교들과 함께 내일을 계획하였고 1시까지 영어공부도 소홀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퇴근하지 않고 조교생활관에서 동숙하며 함께 한 기수의 임무를 완수한 경험도 있습니다. 지휘관은 함께 고생한 부하를 절대 버리지 않습니다. 보상을 위한 군생활은 없어야하지만 여러분의 노력이 ‘0’이 되는 경우는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지 마십시오. 당장 임관하여 초군반의 상비반(전방임무수행)에 가면 육군사관학교, 육군3사관학교 각 출신별 1등부터 10등까지 함께 경쟁해야합니다. 안보토론대회, 논문대회 등을 나가서 식견을 넓히고 본인의 부족함을 깨달으십시오. 또한 경쟁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지독하게 잔인한 것은 장교의 삶은 매순간이 경쟁입니다. 그러나 경쟁에 혈안이 되어서는 모든 것을 잃습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양 옆의 전우들과 함께 발전하십시오. 보스의 자질보다는 리더의 자질을 함양하십시오.
영남대 군사학과는 훌륭한 장교양성기관입니다. 멋진 선배님들이 많고 당장 제 주위만 봐도 훌륭한 동기들이 수두룩합니다. 힘들면 조언을 구하고 방향을 모르겠다면 과감하게 물어보십시오. 어떤 선배라도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 우리학과 출신 선배, 동기들의 특징입니다. 또한 이러한 학교에 재학하고 있음에 자부심을 느끼십시오. 자부심을 느끼는 만큼 조직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십시오.
세상에서 가장 노는 것이 좋은 저는 지금도 변함이 없는 철없는 장교입니다. 별로 배울 점이 없는 선배이지만 가슴 속 깊이 제 자신의 신념은 단 한순간도 꺾인 적이 없습니다. 긍정적으로 생활하고 자랑스럽게 군 생활하십시오. 또한 부하를 사랑하십시오. 재설을 할 때면 먼저 송풍기를 매고, 작업을 할 때면 먼저 삽을 드십시오. 부하가 군장을 무거워하면 두 개를 드십시오. 가장 위험하고 가장 힘든 일은 장교가 하는 것입니다. 또한 부사관을 존중하고 겸손히 배우십시오. 그들이 결국 여러분들의 재산이 될 것입니다. 심신이 건강한 장교후보생, 지덕체를 겸비한 장교가 되길 바랍니다.
모두 환하게 웃을 날을 기약하며, 야전에서 뵙겠습니다. 2020. 3. 22일
김태규 중위, 장기를 축하합니다.
이제 장기가 되었으니, 중대장을 마치고, 미국 OAC, 국방대학교 석사, 박사과정, 민간대학 석, 박사 과정, 영어선발과정 을 갈 수 있게 되었네요. 아니면 야전에서 훌륭한 참모장교, 실무장교로 근무할 수 있겠어요, 나중에 2작사로 후방 근무하게 되면 군사학과 석박사 과정을 다닐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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