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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얼마나 잘 알고 쓰십니까? N
No.1224161- 작성자 김태환
- 등록일 : 2015.06.09 09:44
- 조회수 : 521
우리말 얼마나 잘 알고 쓰십니까?
[세계일보 2005-10-08 02:06:46]
한글날을 맞아 간단한 우리말 시험. 다음 중 틀린 문장은?
① 금새 밥을 다 먹었다.
② 이 계획은 누구에게 자문받았니?
③ 손님, 2층에 가서 여쭤보세요.
④ 문건의 진위 여부를 가려내야 한다.
⑤ 한글이 인터넷에서 프랑스어에 못지않은 국제어로 대접받는다.
정답부터 말하면 “모두 틀렸다”. 답을 맞힌 사람은 세종대왕께 익히고 쓰기 쉬운 한글을 만들어 주신 걸 감사하면 되겠고, 무엇이 틀렸는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은 이 기회에 우리말 실력을 한번 가다듬는 게 어떨까. 한글날을 앞두고 여기에 알맞은 서적들이 잇따라 출판됐다.
‘교양 있는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올바른 우리말 사용법’은 일반인이 평소 쉽게 범하는 우리말 오용 사례를 엄선해 올바른 용례를 제시한다. 이 책에 따르면 위 문제의 ①‘금새’는 ‘금세’로 고쳐야 한다. ‘금세’는 ‘금시(今時)에’의 준말로, ‘짧은 시간’을 뜻한다. 흔히 ‘금방 사이에’와 연관지어 ‘금새’로 잘못 쓰기 쉽다. ② ‘자문(諮問)’은 ‘더 잘 아는 사람에게 의견을 묻는 것’이므로 ‘자문하였니’가 맞고, ③ ‘여쭙다’는 ‘말씀을 올리다’는 뜻이니, 손님이 종업원에게 쓰기에 어울리지 않는다. ④ ‘그렇고 그렇지 않음’을 뜻하는 ‘여부(與否)’는 ‘진위(眞僞?참과 거짓)’와 같이 상반된 개념이 합쳐진 낱말 뒤에 쓰지 않는다. ⑤ ‘한글’은 우리글의 이름이지 말글의 명칭이 아니므로 ‘한국어’가 맞다.
‘…올바른 우리말 사용법’은 이 같은 우리말 오용 사례 580여건을 용례와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 청첩장이나 제문, 연하장 등 일상생활에서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도 세세히 바로잡고 있어 책상 곁에 두고 참고하면 유용하다. 저자는 10여년간 한글학회 연구원과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개발?집필 위원, 한국초등국어교육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국립국어원 박용찬 연구관이 쓴 ‘우리말이 아파요’는 최근 확산되는 인터넷 언어와 신조어, 일본어 잔재 등에 의한 우리말 훼손 실태를 고발하고 바른말 쓰기를 제안한다. 저자는 특히 신세대의 우리말 파괴적 ‘언어유희’를 심각하게 경고한다. 신세대가 인터넷에서 쓰는 ‘하이루~(안녕)’, ‘어솨요(어서오세요)’ 등은 대부분 말장난에 가깝고, ‘KIN(즐)’이나 ‘ㅊㅋㅊㅋ(축하축하)’처럼 우리말을 한글이 아닌 외래 문자로 쓰거나 한글 자체를 해체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송과 언론의 신조어 남발도 문제다. 요즘 언론이 소개한 ‘귀차니즘(귀찮은 일을 몹시 싫어하는 사고방식)’, ‘네타티즘(자기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태도)’, ‘얼짱(외모가 뛰어난 사람)’ 등은 어법에 맞지 않을뿐더러 일반인들로 하여금 이를 모방한 신조어를 양산하게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저자는 또 자신이 몸담은 국어원의 ‘우리말 다듬기’ 노력을 소개하고, ‘내비게이션’ ‘퀵서비스’ ‘유비쿼터스’ 대신에 ‘길도우미’ ‘늘찬배달’ ‘두루누리’ 등을 각각 쓸 것도 제안하고 있다.
어휘력을 한 단계 높이고 싶은 사람은 ‘좋은 글 좋은 말을 위한 우리말 활용 사전’을 참고하면 좋다. 이 책은 우리 고유어와 한자, 관용구, 속담 등 어휘력 향상을 위한 어휘와 표현 방법 2000여개를 소개하고 있다. ‘꽃잠’(신랑 신부가 맞는 첫날밤의 잠 또는 깊이 든 잠), ‘마뜩잖다’(마음에 들 만하지 않다) 등 우리 고유어부터 ‘두부 먹다 이 빠졌다(뜻밖의 실수를 했다)’ 등 재미난 표현을 읽는 것도 즐겁다.
이 밖에 ‘우리말 깨달음 사전’과 ‘바람난 한국어’도 한글날을 맞아 기획?출간됐다. ‘우리말 깨달음 사전’은 제목과 달리 사전류 저술은 아니다. 저자는 우리말 낱말이나 표현이 갖는 사전적 의미보다는 자신이 국어학자로서 우리 말글을 연구하다 깨친 낱말에 대한 단상을 기술하고 있다. 가령, ‘가르치다’는 ‘잘못 가르치면 그르치는 것’, ‘청혼’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치는 것’, ‘친구’를 ‘평생 찾아다녀야 하는 사람’ 등으로 정의한다. ‘바람난 한국어’는 한국어 전문강사인 저자가 일선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국어를 가르치다 겪은 일화를 엮었다. 중국인 학생이 ‘장녀’인 자신을 ‘창녀’라고 잘못 발음해서 생긴 일 등 외국인들의 좌충우돌 우리말 배우기가 재미있다.
안석호 기자soko@segye.com
[세계일보 2005-10-08 02:06:46]
한글날을 맞아 간단한 우리말 시험. 다음 중 틀린 문장은?
① 금새 밥을 다 먹었다.
② 이 계획은 누구에게 자문받았니?
③ 손님, 2층에 가서 여쭤보세요.
④ 문건의 진위 여부를 가려내야 한다.
⑤ 한글이 인터넷에서 프랑스어에 못지않은 국제어로 대접받는다.
정답부터 말하면 “모두 틀렸다”. 답을 맞힌 사람은 세종대왕께 익히고 쓰기 쉬운 한글을 만들어 주신 걸 감사하면 되겠고, 무엇이 틀렸는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은 이 기회에 우리말 실력을 한번 가다듬는 게 어떨까. 한글날을 앞두고 여기에 알맞은 서적들이 잇따라 출판됐다.
‘교양 있는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올바른 우리말 사용법’은 일반인이 평소 쉽게 범하는 우리말 오용 사례를 엄선해 올바른 용례를 제시한다. 이 책에 따르면 위 문제의 ①‘금새’는 ‘금세’로 고쳐야 한다. ‘금세’는 ‘금시(今時)에’의 준말로, ‘짧은 시간’을 뜻한다. 흔히 ‘금방 사이에’와 연관지어 ‘금새’로 잘못 쓰기 쉽다. ② ‘자문(諮問)’은 ‘더 잘 아는 사람에게 의견을 묻는 것’이므로 ‘자문하였니’가 맞고, ③ ‘여쭙다’는 ‘말씀을 올리다’는 뜻이니, 손님이 종업원에게 쓰기에 어울리지 않는다. ④ ‘그렇고 그렇지 않음’을 뜻하는 ‘여부(與否)’는 ‘진위(眞僞?참과 거짓)’와 같이 상반된 개념이 합쳐진 낱말 뒤에 쓰지 않는다. ⑤ ‘한글’은 우리글의 이름이지 말글의 명칭이 아니므로 ‘한국어’가 맞다.
‘…올바른 우리말 사용법’은 이 같은 우리말 오용 사례 580여건을 용례와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 청첩장이나 제문, 연하장 등 일상생활에서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도 세세히 바로잡고 있어 책상 곁에 두고 참고하면 유용하다. 저자는 10여년간 한글학회 연구원과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개발?집필 위원, 한국초등국어교육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국립국어원 박용찬 연구관이 쓴 ‘우리말이 아파요’는 최근 확산되는 인터넷 언어와 신조어, 일본어 잔재 등에 의한 우리말 훼손 실태를 고발하고 바른말 쓰기를 제안한다. 저자는 특히 신세대의 우리말 파괴적 ‘언어유희’를 심각하게 경고한다. 신세대가 인터넷에서 쓰는 ‘하이루~(안녕)’, ‘어솨요(어서오세요)’ 등은 대부분 말장난에 가깝고, ‘KIN(즐)’이나 ‘ㅊㅋㅊㅋ(축하축하)’처럼 우리말을 한글이 아닌 외래 문자로 쓰거나 한글 자체를 해체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송과 언론의 신조어 남발도 문제다. 요즘 언론이 소개한 ‘귀차니즘(귀찮은 일을 몹시 싫어하는 사고방식)’, ‘네타티즘(자기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태도)’, ‘얼짱(외모가 뛰어난 사람)’ 등은 어법에 맞지 않을뿐더러 일반인들로 하여금 이를 모방한 신조어를 양산하게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저자는 또 자신이 몸담은 국어원의 ‘우리말 다듬기’ 노력을 소개하고, ‘내비게이션’ ‘퀵서비스’ ‘유비쿼터스’ 대신에 ‘길도우미’ ‘늘찬배달’ ‘두루누리’ 등을 각각 쓸 것도 제안하고 있다.
어휘력을 한 단계 높이고 싶은 사람은 ‘좋은 글 좋은 말을 위한 우리말 활용 사전’을 참고하면 좋다. 이 책은 우리 고유어와 한자, 관용구, 속담 등 어휘력 향상을 위한 어휘와 표현 방법 2000여개를 소개하고 있다. ‘꽃잠’(신랑 신부가 맞는 첫날밤의 잠 또는 깊이 든 잠), ‘마뜩잖다’(마음에 들 만하지 않다) 등 우리 고유어부터 ‘두부 먹다 이 빠졌다(뜻밖의 실수를 했다)’ 등 재미난 표현을 읽는 것도 즐겁다.
이 밖에 ‘우리말 깨달음 사전’과 ‘바람난 한국어’도 한글날을 맞아 기획?출간됐다. ‘우리말 깨달음 사전’은 제목과 달리 사전류 저술은 아니다. 저자는 우리말 낱말이나 표현이 갖는 사전적 의미보다는 자신이 국어학자로서 우리 말글을 연구하다 깨친 낱말에 대한 단상을 기술하고 있다. 가령, ‘가르치다’는 ‘잘못 가르치면 그르치는 것’, ‘청혼’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치는 것’, ‘친구’를 ‘평생 찾아다녀야 하는 사람’ 등으로 정의한다. ‘바람난 한국어’는 한국어 전문강사인 저자가 일선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국어를 가르치다 겪은 일화를 엮었다. 중국인 학생이 ‘장녀’인 자신을 ‘창녀’라고 잘못 발음해서 생긴 일 등 외국인들의 좌충우돌 우리말 배우기가 재미있다.
안석호 기자sok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