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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 News Room

30여년 정든 강단 떠나는 중국인 교수 N

No.1962436

“영남대에서의 30여년, 참 행복했습니다.”

[2010-9-9]

 

 “돌이켜보면 보람 있는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특히 한강 이남에서 두 번째로 영남대에 중어중문학과를 만드는 데 직접 참여했던 것과 수많은 제자들을 영남대를 비롯한 전국 대학의 교수로 키워낸 것은 타국의 대학에서 보낸 30여 년을 의미 있게 만드는 가장 큰 보람이자 행복입니다.”

 

 영남대 중국언어문화학부 콩칭신(孔慶信, 65, 사진) 교수. 오는 14일 그는 30여 년 동안 정들었던 강단을 떠난다. 소속학부 전임교수 6명 가운데 5명을 제자로 둔 최장기근속자로서 명예로운 정년퇴임을 하게 된 것이다.

 

 중국 산뚱(山東)성 출생으로 국립타이완대학((國立臺灣大學)을 졸업한 그는 1979년 말, 고 이휘교 교수의 부름을 받고 한국으로 왔다. 당시 중문학의 대가로 손꼽히던 고인으로부터 영남대에 중어중문과(현재의 중국언어문화학부)를 만드는 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서였다. 그리고 다음해인 1980년 3월 1일, 그는 영남대 중어중문학과 개설과 함께 교수로 부임했다.

 

 1980년대 말에는 ‘재한중국인교수연합회’를 만들어 초대회장을 지냈다. “당시에는 한국 대학에서 강의하는 중국인 교수도 30명이 채 안됐고 대부분 대만 출신이었는데, 요즘은 대륙 출신들이 더 많아졌네요. 한중수교 이후 중국과의 교류가 더 활발해지고 있음을 단저그올 보여주는 예죠”라고 말하는 그는 “제자들이 한중교류의 최전방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영남대에서의 만 30년 6개월, 그는 오로지 강의에만 매달렸다. 중국문학, 중국어회화 및 작문, 그리고 최근에는 HSK(중국어능력시험) 준비과정까지 늘 학생들과 함께 했다. 그리고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상세한 ‘조감도’를 그리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제자들이 ‘나침반 없는 항해’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중어중문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박아름(24, 독어독문 4년)씨는 “2년 전 처음으로 선생님을 만났는데, 학생들을 대하시는 자상함과 꼼꼼한 가르침은 한결 같아요”라며 “선생님 덕분에 더욱 큰 애정을 갖고 복수전공에도 충실할 수 있었고, 나름대로 후회 없는 대학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콩 교수와 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학생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정년퇴임 후에도 시간강사 자격으로 대학원에서 중국문학과 중한번역과정을 가르치기로 한 그는 “학생들이 나를 필요로 하는 한 내 힘이 다하는 날까지 계속해서 강단에 서고 싶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한편 영남대는 14일 오전 10시 반부터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교직원 정년퇴임식을 개최한다. 이날 정년퇴임식에서는 후학양성에 반평생을 바쳐 온 사학과 최익주 교수, 문화인류학과 여중철 교수, 통계학과 우정수 교수, 기계공학부 정인기 교수, 비뇨기과학교실 박동춘 교수, 영상의학과학교실 박복환 교수, 방사선종양학교실 김명세 교수, 마취통증의학교실 김흥대 교수, 원예학과 김규원 교수, 가족주거학과 최외선 교수, 디자인학부 박상우 교수, 디자인학부 양행기 교수, 중국언어문화학부 공경신 교수 등 총 13명의 교수가 정년퇴임을 한다.

 

 이날 퇴임식에서는 우정수 교수, 최외선 교수가 황조근정훈장을, 여중철 교수와 박동춘 교수, 김흥대 교수가 옥조근정훈장을, 김명세 교수와 김규원 교수는 근정포장을, 박복환 교수는 국무총리표창을 각각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