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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헌단 활동

[해외자원봉사] 2023년 글로벌 미래인재 육성사업 해외자원봉사 파견 학생 소감(영남대학교 최지원) N

No.7432915
  • 작성자 최지원
  • 등록일 : 2023.09.01 16:12
  • 조회수 : 422

2023년 글로벌 미래인재 육성사업

하계 해외자원봉사  In Vietnam

파견 학생 소감



작성자 : 영남대학교 최지원(우수 활동 대원 최우수상)



어릴 때 꿈을 꾸는 것에 있어서 한계를 정해두지 않았다. 그게 비록 다른 국가라고 하더라도 나를 설레게 해는 도전과 모험일 뿐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좁은 인간관계 속에서 인정받을 만한 진로와 타협하는 나를 발견하였고 애써 모르는척하며 살아왔다. 베트남에서 뵙게 된 다양한 기업가분들의 가르침과 삶의 태도, 특히 그들의 확고하고 용감한 눈빛은 소극적이던 나 자신을 똑바로 마주하게 하였고 하고싶은 일에 진심을 다하고자 하는 열망을 심어 주었다. 베트남을 가기전 의 나는 졸업을 앞둔 중어중문학과 학생으로서 취업준비를 서두르고 있었지만 지금은 나의 전공지식을 심화하여 더 넓은 세상과 마주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귀국과 동시에 중국어 통번역 학원을 등록하였고 이 능력을 활용하여 한국과 외국을 매개하는 직업군을 탐색 할 예정이다. 주저하고 있던 나에게 용기를 심어 주신 기업가 분들에게 감사하다. 


기업탐방 이후 우리는 락홍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들과 문화 교류시간을 가졌다. 나는 이번 봉사활동이 인간미 넘치고 웃음으로 가득 찰 수 있었던 것은 락홍대 학생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그들과 마주 하였을 때 락홍대 학생들은 미소를 지으며 일렬로 서서 한국과 베트남 깃발을 흔들며 지나가는 한국인들에게 인사해주었다. 마치 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과 같이 친근해서 나 또한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한국에 온 지금도 첫 만남의 설레임이 생생하다. 사실 나는 문화교류팀의 팀원으로서 준비과정에서 락홍대 학생들과의 문화교류를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 큰 걱정을 하였다. 왜냐하면 외국인을 상대로 우리의 모국어로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는 게 많이 막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내가 너무 체계에 신경 쓴 나머지 정작 우리가 진정으로 얻게 될 부분에 있어서는 무지했다고 느꼈다. 락홍대 학생들은 내가 당연히 보여야 할 배려에도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고 그들의 순수한 표현 방식은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였다. 베트남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맨손으로 직접 월남쌈을 싸주고 극심하게 더운 날에도 한국에는 없는 코코넛 음료를 사주기 위해 길 건너 카페를 갔다 왔다. 또한 대화 내내 그들은 한국어의 존댓말을 사용하였는데 이방인들의 문화를 사소한 부분까지도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감동스러웠다. 락홍 대학교 학생들과 경산시 봉사단이 끈끈한 친구 관계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며 국가 간 문화교류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그 어떤 완벽한 계획도, 구술실력도 아닌 ‘진심’과 ‘존중’이었던 것이다. 나의 짝꿍이었던 한 락홍대 학생이 나에게 “한국인이 차갑다는 인상이 있었지만 너를 통해 한국인을 따뜻한 사람이라는 인식으로 바뀌었다” 라고 말했다. 내 진심을 알아준 그 친구에게 너무 감사하고 나 또한 너를 통해 잊고 있던 순수한 마음과 열정의 가치를 다시금 깨달아 긍정으로 변화할 수 있었다고 전하고 싶다. 


문화교류 이후 우리는 락홍대학교 학생들과 동나이성의 고아원에서 이틀간 봉사를 진행하였다. 

고아원에 있었던 당시엔 아이들의 귀여운 미소를 보며 나도 덩달아 즐거웠지만 되새길수록 먹먹함이 커진다. 고아원 봉사 첫날 내가 돌봤던 아이는 일반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였다. 때문에 시각적으로 활발함을 자아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나는 어렸을 때 불편한 것이나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바로 표현을 하였고 그것을 당연시 받아주는 부모님이 늘 옆에 계셨다. 하지만 이 아이는 간단한 의사표현 하는 것에 있어서도 마음의 벽을 느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고 나를 돌아보게 하였다. 처음 한동안은 표정에 미동도 없는 아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주 웃음을 보여주었다. 나는 그 어린이다운 웃음을 귀여워하면서도 이 아이의 웃음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다. 둘째 날 돌보게 된 아이는 분리불안이 매우 심각한 아이였다. 안겨 있는 동안엔 눈만 끔뻑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나의 고정 관념 속 어린 아이는 어른에게 바라는 것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었는데 그 아이가 나에게 원하는 것은 그저 안길 수 있는 품 뿐이었다. 그러나 고목나무 매미처럼 붙어있던 아이가 고아원 담당 선생님이 옆을 지나갔을 때 처음으로 제 발로 선생님을 찾아 걸어나갔다. 그러나 선생님은 너무 바쁜 나머지 아이에게 신경을 써주지 못했고 나에게 아이를 급하게 돌려보냈다.


그 후 아이와 운동장 산책을 하던 중 어깨에 뜨거운 물이 느껴져 화들짝 놀라 아이의 얼굴을 보았다. 아이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 북받친 까닭에 나 또한 눈물이 터졌다. 작고 소중한 어린아이가 사랑받고 싶은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서러움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그 서러움에 대해 조용히 우는 게 일상인 이 아이가 앞으로 살면서 얼마나 더 많은 상처를 받으며 살아갈지에 대한 걱정이 들었다. 그렇기에 함께 있는 시간 동안이라도 내가 줄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을 주자라는 마음으로 아이를 지켰다. 고아원 봉사활동을 통해 당연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고 결론적으로 당연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받고 자란 사랑에 감사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내가 받은 소중한 사랑을 베푸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베트남 해외 자원봉사활동 기간 내내 우리 단원들은 보람으로 가득 찬 매일을 보낼 수 있었다. 7박 9일의 짧은 시간이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그 즐거움이 너무 커서 귀국날이 다가올수록 아쉬움이 커졌다. 당시에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현지 문화 적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그립고 아름답다. 각자 다른 인생을 살아온 청춘들이 뭉쳐 낯선 문화에 적응하며 개인적인 성장을 이루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 봉사단원 모두 매 순간 빛났다고 말하고 싶다. 멋지고 대단한 사람들과 함께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단 사실에 감사하다.

또한 언젠간 지금보다 더 대단한 개발을 해낼 미래의 베트남이 그리워할 순간을 눈에 담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 시간이 흘러 환경이 많이 바뀐다 하더라도 내가 직접 겪은 여유롭고 인간미 넘치던 베트남 사람들의 정과 그들과 함께 만든 추억은 평생 마음속에 간직될 것이다. 잊지 못할 기억을 선물해준 베트남에게 감사하며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이 나라의 미래를 마음속 깊이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