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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 21] "안(安)·미(美)·풍(豊)" 월간4월호 권두언

글쓴이
비서홍보팀
등록일
2010-03-16 14:51:57
조회
3323
월간<도시문제>4월호 권두언

안(安)·미(美)·풍(豊)

 경제가 성장 할수록 도시화는 가속화되고, 선진국 일수록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에 모여 산다. 지방자치제가 연륜을 거듭할수록 지자체장이 도시 및 지역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자체장의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지자체장은 안전하고(安), 아름답고(美), 풍요로운(豊) 도시를 건설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안(安)·미(美)·풍(豊)이 충족되어 있는 도시나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행복하고 질 높은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지자체장은 안(安)·미(美)·풍(豊)을 화두로 삼아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비전, 전략, 추진력을 갖춘 인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 도시는 안전하여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살기를 원한다. 우리나라 도시들의 도로 및 교통체계를 보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환경보호나 건강을 위하여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고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편하게 시가지를 나들이 할 수 있는 도시가 얼마나 될까? 자전거 도로는 고사하고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보행로는 어떠한가? 도로는 네트워크이고 네트워크는 말 그대로 연결망이 아닌가? 그런데 보행로도 자전거 도로도 있다하여도 곳곳에 끊어지거나 위험하게 되어 있는 곳이 너무 많아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너무나 많다. 화재, 수질 및 대기오염, 도시정비 과정에서 노출되어 있는 각 종 위험요소들, 절도 및 성범죄 등과 같은 각 종 범죄 등으로부터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지자체장의 일차적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지자체장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도시안전지표를 만들어 관리할 필요가 있다.

  : 도시는 아름다워야 한다. 모든 사람들은 아름다운 곳에서 살기를 원한다.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지자체장이 도시디자인 내지 공공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깊은 인식과 훌륭한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도시에 충분한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아름다움을 연출할 수 있는 건물들이 계획성 있게 들어서도록 하고, 필요한 공간에 광장을 만들고 하는 것들은 상당한 안목과 리더십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 수 없다.

도시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공간의 미학과 시간의 미학이 함께 녹아 있을 때 발현될 수 있다. 우리는 유럽의 많은 도시에서 역사가 빚어낸 아름다움에 도취되곤 한다. 우리는 우리의 조상들이 걸어온 삶의 흔적들을 아름답게 계승할 수 있는 혜안과 수백 년 후 우리 후손들이 즐길 수 있는 아름다움을 물려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계 곳곳을 많이 여행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공간의 미학이 시간의 미학을 머금고 있을 때 참으로 깊은 맛을 빚어낼 수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시간의 미학은 사상과 철학을 머금고 문화와 예술로 빚어져 있을 때 더 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꽃피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고 싶으면 사상과 철학, 문화와 예술이 꽃필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이유이다. 지자체장들은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 무형의 아름다움에 대한 깊은 성찰을 갖고 사상과 철학, 문화와 예술을 꽃피우는데 투자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품격 높은 아름다운 도시를 가꾸어 갈 수 있는 길이다.

 豊 : 도시는 풍요로워야 한다. 좋은 일자리가 넘치는 도시가 풍요로운 도시이다. 일자리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부가가치는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뿐 만아니라, 안전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드는데 필요한 물적 기초를 제공한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을 일으켜야 한다.

오늘날 세계화와 지식기반화가 가속화 되면서,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글로벌마켓이 빠른 속도로 형성되고 있다. 글로벌마켓이 형성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국가 간 경쟁보다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자체장은 이러한 글로벌마켓에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지역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창업이 활발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몰려올 수 있는 기업생태계를 조성하여야 한다. 도시와 지역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환경과 서로 다른 자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업생태계의 속성이 다르고, 그에 따라 성공할 수 있는 산업이 다르다. 생명력이 넘치는 기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지역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잘 고려하고, 동시에 그 지역이 지니고 있는 인적 물적 자원 즉 내재적 역량을 잘 고려하여야 한다.

지자체장은 미래지향적이고, 전후방연관효과가 크고, 좋은 일자리(Decent job) 창출 능력이 높은 산업을 집중육성 하여야 한다. 산업은 생물과 같아서 끊임없이 부침하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으로 육성하여야 한다. 전후방연관효과가 큰 산업일수록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좋은 일자리는 그 스스로 일자리 창출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일자리수를 늘이는데 집착하기 보다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주력하여야 한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생태계를 구축할 때 핵심적 과제 가운데 하나가 지역의 사회자본(Social capital)을 잘 형성하는 것이다. 안전하고(安) 아름다운(美) 도시 기반도 훌륭한 사회자본이고, 특히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지식의 창출, 유통, 활용이 활성화 될 수 있는 도시 기반을 조성하여야 한다. 또한 서로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문화, 긍정의 힘이 넘쳐흐르는 도시문화가 지역을 밝고 활기차게 만들 것이다.

 새로운 지자체장은 안전하고, 아름답고, 풍요로운 지역을 일구어나갈 수 있는 비전, 전략, 추진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물론 지자체장은 그 지역이 처한 환경과 내재적 역량에 따라 서로 다른 비전과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그러나 지역발전을 위하여 추진될 수많은 사업들은 모두 안(安)·미(美)·풍(豊)의 관점과 기준에 입각하여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안(安)·미(美)·풍(豊)의 도시는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와 사회자본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 때 실현될 수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안(安)·미(美)·풍(豊)의 도시는 바로 행복한 삶의 터전이다. 그러한 터전을 일굴 수 있는 지도자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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