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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성과

[연구논문] 정재영(연구교수), 2023, 울릉도 동제의 구조 변화와 전승 방식 N

No.8567893
  • 작성자 권민재
  • 등록일 : 2023.12.01 12:08
  • 조회수 : 148

▶ 논문정보

정재영, 2023, 「울릉도 동제의 구조 변화와 전승 방식」, 『비교민속학』 78, pp. 75-107.


게재일 : 2023년 


▶ DOI : https://doi.org/10.38078/ACF.2023.10.78.75


▶ 초록 :  

이 논문은 울릉도에서 전승되고 있는 동제의 현황을 파악하고, 산신제와 해신제의 이원적 구조가 변화하는 양상을 검토한 것이다. 특히, 동제의 변화와 전승이 사회변화에 대한 지역민의 대응과 실천의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농ㆍ어업 중심의 생업활동이 관광산업 중심으로 변화하는 울릉도의 상황은 의례 수행인구의 감소와 노령화, 그리고 기독교인의 증가와 관련되어 산신제와 해신제 모두 의례의 지속을 위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산신제에 비해 해신제는 마을단위가 아닌 어촌계 중심의 제의로 변모하며 물적ㆍ인적자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여 의례의 지속성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난다. 현재 울릉도 관내에서 산신제는 4개 마을에서 지속되고 있으며, 해신제는 6개 어촌계에서 주관하는 7개 제의만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해신제의 전승 양상은 한편으로 해신제를 동제의 범주에 포섭하기 어려운 상황을 야기한다. 해신제는 전통적 의미의 동제라기보다 어촌계 주도의 풍어제로 볼 수 있으며, 마을과 상관없이 어촌계의 행사로 진행되면서 자연마을의 단위와 경계는 의미가 퇴색하였다. 동제와 해신제를 분리하여 별개의 의례로 인식하는 주민들의 입장은 동회와 어촌계의 주관의 문제와 함께 마을 단위를 넘어서는 어촌계의 구성에서 오는 맥락의 고려가 요구됨을 보여준다.
아울러서 산신제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변화가 확인된다. 산신제가 동제로 인식되는 경향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산신제의 전승은 ‘전통적’ 동제로서 산신제가 ‘일반적’ 동제로 재구성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한때 성황하며 울릉도의 경제를 주름잡았던 오징어잡이가 약화되는 가운데 울릉도의 관광지화가 가속되고, 이로 인해 산채나물의 수요가 증가하며 농업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현상과 관련된다. 이로써 산신제가 아닌 동제가 강조되고 있으며, 산신제를 동제로 수용하는 양상이 가속되고 있다. 반면에 산채 농가의 증가는 농민의 탈지역화를 야기하여 마을공동체의 구심력을 약화시킴으로써 동제의 지속력을 약화하고 있다. 이처럼 산신제와 해신제는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울릉도 동제의 특징적 양상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울릉도 동제의 전승력이 약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울릉도 지역민들은 동제를 비롯한 민속신앙을 공동체에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선택하고 실천하는 방식을 통해 그 지속성을 확보하고 있다.